SBI 홀딩스, 서클 및 스타테일과 손잡고 디지털 자산 시장 본격 공략

SBI 홀딩스, 서클 및 스타테일과 손잡고 디지털 자산 시장 본격 공략

일본의 대표적인 금융 대기업 SBI 홀딩스가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 및 웹3 기술 기업 스타테일(Startale)과 각각 전략적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일본 내 디지털 금융 및 토큰화 자산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번 협력은 일본의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혁신하고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USDC 일본 내 유통 확대를 위한 서클과의 파트너십

SBI 홀딩스는 8월 22일, 세계적인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미국 서클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작법인은 일본 시장 내 USDC의 이용을 촉진하고, 웹3 및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활용 사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BI 그룹이 보유한 강력한 금융 인프라와 서클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일본 디지털 금융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미 지난 3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서 SBI 홀딩스는 2023년 11월 서클과의 제휴를 발표했으며, 자회사인 SBI VC 트레이드를 통해 2025년 3월부터 USDC의 일반 투자자 대상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2023년 6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자금결제법에 따라,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전자결제수단’으로 인정되어 발행 및 유통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전자결제수단 등 거래업’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스타테일과 토큰화 증권 거래 플랫폼 공동 개발

이와 더불어 SBI 홀딩스는 스타테일 그룹(Startale Group Pte. Ltd.)과도 전략적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토큰화된 주식 및 실물자산(RWA)을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 기반 거래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로빈후드(Robinhood)가 토큰화 주식을 도입하고 크라켄(Kraken), 바이비트(Bybit), 제미니(Gemini)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연이어 토큰화 증권 거래를 시작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춘 행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은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가 2033년까지 18조 9,000억 달러(약 2경 8,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양사는 이러한 거대한 시장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 수준의 온체인 거래 인프라를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금융의 새로운 시대: 24시간 거래와 국경 없는 결제

양사의 협력은 ‘2025년이 기관 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본격 진입 원년이 될 것’이며, ‘탈중앙화 금융(DeFi)이 기존 금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인식 하에 추진되었다. 이들은 24시간 연중무휴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거래 시스템과 국경을 초월하는 저비용 결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스타테일의 창업자인 와타나베 소타 대표는 “과거 금융 거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듯, 다음 시대에는 온라인 거래가 온체인 거래로 바뀌는 것이 정해진 미래”라며, “토큰화 주식의 등장은 향후 수년간 가장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기존 금융 시장과 달리 거래 시간제한 없이 일본 주식이나 미국 주식을 토큰화하여 거의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는 단순히 기존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것을 넘어, 전통 자산의 신뢰성과 탈중앙화 금융의 설계 유연성 및 편의성을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금융 구조를 구축하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혁신적인 기능 제공을 목표로 한다:

  • 24/365 거래: 시간제한 없는 토큰화 주식 및 기타 금융 자산 거래

  • 신속한 국제 결제: 수일이 소요되던 국가 간 결제의 실시간 처리

  • 소유권 분할: 고가의 주식을 분할 소유하여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 확대

  • 신규 투자 상품: 토큰화 증권과 DeFi를 결합한 새로운 투자 상품 개발

궁극적으로는 모든 종류의 가치가 24시간 내내 전 세계에서 자유롭게 유통되는 통합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규제와 기술적 과제, 그리고 미래 비전

와타나베 대표는 “현재 주식 시장의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은 3~5년 내에 개발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규제 환경 정비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규제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BI 홀딩스의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 겸 사장은 그룹이 출자한 오사카디지털거래소(ODX)를 ‘토큰 거래소’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NTT 그룹이 연구 개발 중인 차세대 정보통신 기반 ‘아이온(IOWN)’을 도입하면 “대량의 토큰화 상품 거래를 즉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 자산을 온체인화하려는 미국의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7월, 미국 금융 시장의 온체인 전환과 증권 규제 현대화를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크립토’를 발표한 바 있다. SBI와 스타테일은 이번 협력을 이러한 미국 움직임의 ‘일본판’으로 규정하며, 기타오 회장은 “일본도 해외 시장의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