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랜드마크를 둘러싼 갈등과 역사: 인천 ‘청라하늘대교’와 미국 ‘브라가 대교’

지역의 랜드마크를 둘러싼 갈등과 역사: 인천 ‘청라하늘대교’와 미국 ‘브라가 대교’

교량은 단순한 교통망을 넘어 한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거대한 상징물이다. 그렇기에 다리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거나 오랜 역사를 기리는 일에는 지역 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깊은 애정이 얽히기 마련이다. 최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교량이 각기 다른 이유로 지역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 차례의 진통 끝에 마침내 공식 명칭을 얻은 인천의 제3연륙교, 그리고 올해로 건립 60주년을 맞이하며 여전히 특별함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의 브라가 대교(Braga Bridge)가 그 주인공이다.

세 번의 심의 끝에 확정된 이름, 청라하늘대교

인천 영종도와 서구 내륙을 잇는 세 번째 해상 교량의 명칭이 ‘청라하늘대교’로 최종 확정되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산하 국가지명위원회는 14일 심의를 열고 인천시가 앞서 제안했던 명칭을 그대로 가결했다. 이는 지자체 간의 치열한 의견 대립 속에서 무려 세 번의 시도 끝에 얻어낸 공식 이름이다. 본래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영종도와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해당 명칭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 간의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서구와 중구는 각각 ‘청라대교’와 ‘하늘대교’를 내세우며 재심을 청구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특히 관할 지자체 중 하나인 중구의 반발이 거셌다. 중구 측은 청라하늘대교라는 이름이 영종국제도시의 위치적 특성이나 정체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한쪽 지역명만 편파적으로 반영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대교’를 대안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했다는 날 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구는 결국 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법적으로 이미 내려진 국가 기관의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한 것이다.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길었던 명칭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60년의 세월, 경관의 중심이 된 브라가 대교

새로운 이름으로 역사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청라하늘대교가 있다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폴 리버(Fall River)에는 무려 60년의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브라가 대교가 있다. 이 다리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지역 주민들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면서도, 때로는 다양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건축물이다. 195번 주간고속도로(Interstate 195)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다 서머싯(Somerset) 부근의 굽은 길을 돌면, 마치 한 편의 연극 무대가 열리듯 폴 리버의 도시 풍경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밋밋하게 이어지던 가로수길은 어느새 극적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푸른 톤턴강(Taunton River)과 다채로운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오래된 교회 첨탑들, 과거의 영광을 품은 방직 공장과 활기찬 마리나, 그리고 뉴잉글랜드 특유의 3층 다세대 주택 지붕들이 어우러진 풍경 한가운데에 바로 브라가 대교가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이 교량의 모습은, 다리 하나가 어떻게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짓고 압도적인 경관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