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덮친 AI 열풍,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

교육계 덮친 AI 열풍,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

인공지능(AI) 기술이 교육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맞춤형 학습 지원부터 자동 채점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AI는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엄청난 기회를 약속하는 동시에, 교육 불평등 심화, 학생들의 핵심 역량 변화 등 교육계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들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전국의 수많은 대학, 심지어 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범대학교까지 경쟁적으로 AI 관련 학과를 신설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대학가의 AI 학과 신설 붐과 사범대의 합류

최근 몇 년간 대학가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인공지능입니다. 2018년 학부 전공으로 정식 채택된 이후, AI 전공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한 교육 연구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불과 7년 만에 전국 621개 대학이 AI 전공을 신설하거나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열풍은 이제 사범대학교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화이베이 사범대, 난닝 사범대 등 다수의 사범대학이 인공지능 단과대학 설립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산시 사범대학교가 인공지능·컴퓨터과학대학의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베이징 사범대, 화중 사범대와 같은 명문 사범대들은 이미 교육부가 AI 전공을 추가했을 때부터 발 빠르게 움직여왔습니다.

사범대학들이 이처럼 AI 분야에 집중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교사 임용난 심화로 인한 생존 위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특히 유아교육과 등이 정원 미달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신흥 공학 분야로의 전환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 AI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전략적 지원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증강 학습’ 시대의 도래

AI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기존의 교육 방식을 보조하는 기술을 넘어, 지식이 전달되고 인지 능력이 발달하며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교육의 핵심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증강 학습(augmented learning)’이라고 부르며, 전통적인 ‘교사-학생’의 이각 관계가 ‘교사-AI-학습자’의 삼각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 새로운 관계 속에서 AI는 교사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AI 튜터링 시스템이 학생의 키보드 입력 패턴이나 음성 변화를 분석해 좌절감을 감지하면, 교사는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순간에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며 개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적인 연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통찰력을 통해 교사의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한 반에 30명이 넘는 학생들을 일일이 살피기 어려운 현실에서 AI는 교사의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의 권위가 재분배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과거 교사가 지식의 주된 전달자 역할을 했던 교실과 달리, 이제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증하고, 다양한 관점에 즉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설명 방식이 와닿지 않을 때 AI에게 대안적인 설명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정보 접근성이 민주화되면서, 교육자는 더 이상 ‘지식의 문지기’가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나갈 수 있도록 ‘학습 경험을 설계하는 건축가’로 역할 전환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장밋빛 전망 속 그림자: 인지적 의존과 현실적 한계

하지만 AI의 교육적 활용에는 명확한 한계와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우려는 학생들이 ‘인지적 비계 의존성’에 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즉각적으로 정답과 힌트, 해결책을 제시함에 따라 학생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고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는 ‘생산적인 고군분투’의 경험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없이는 난관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지적 희열, 즉 ‘유레카의 순간’을 경험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독립적 사고 능력과 회복탄력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범대학의 AI 학과 신설 붐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공학적 기반이 약한 사범대학이 막대한 투자와 고도의 기술력, 치열한 경쟁이 요구되는 AI 분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지속적인 재정 지원 확보 방안, 산업계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교수진 확보, 그리고 졸업생들의 경쟁력 보장 문제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릅니다. 한 전문가는 “AI 분야의 지식 체계는 전례 없는 속도로 갱신되고 있어, 교원들의 지식 구조가 산업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교육 현장에서 AI의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잠재력 또한 무한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무분별한 확산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학습의 대체재가 아닌, 인간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강하는 ‘도구’로 활용하도록 명확한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교육 철학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사범대학들의 AI 도전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이러한 근본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