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두 얼굴: S-클래스의 정점과 잇따른 글로벌 리콜 악재

메르세데스-벤츠의 두 얼굴: S-클래스의 정점과 잇따른 글로벌 리콜 악재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는 여전히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벤츠 코리아가 100대 한정으로 선보인 ‘S 450 4MATIC 스탠다드 휠베이스 나이트 에디션’은 전통적인 대형 세단의 미덕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전석에 오르는 순간 나파 가죽 시트가 몸을 부드럽게 감싸며, 육중한 차체에서 느껴지던 외부의 위압감은 실내에 들어서는 즉시 아늑하고 평온한 안식처로 변모한다. 블랙 컬러 중심의 디자인 디테일과 고성능 AMG 라인의 스포티한 감성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도 또한 상당하다.

주행 감각은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이 유유히 물살을 가르듯 웅장하면서도 매끄럽다.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는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kgf·m라는 넉넉한 힘을 뿜어낸다. 폭발적인 가속력보다는 여유로운 출력이 돋보이며, 기본 적용된 에어매틱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의 충격을 차분하게 걸러내 승객에게 불쾌함을 전달하지 않는다. 여기에 2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가속 시 최대 17kW의 힘을 보태며 내연기관 특유의 진동을 억제하고 정숙성을 극대화했다.

첨단 편의 사양 또한 S-클래스의 명성에 걸맞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360도 카메라 주차 패키지 등은 운전자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준다. 이처럼 S-클래스가 럭셔리 세단의 기준을 공고히 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벤츠의 전동화 모델과 상용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리콜 소식이 전해지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드리운 리콜의 그늘, 전기차 배터리 화재 우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고전압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성 때문에 미국 내 차량 약 11,895대에 대해 리콜을 결정했다. 이번 리콜 대상은 2022년형부터 2024년형 EQB 300 4MATIC, EQB 350 4MATIC, 그리고 2023~2024년형 EQB 250+ 등 전기차 라인업에 집중되어 있다.

NHTSA 문건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이번 결함과 관련된 두 건의 열폭주 사고가 보고되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수의 유사 사례가 확인됐다. 다행히 현재까지 보고된 인명 피해는 없다. 벤츠 측은 딜러사를 통해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나, 완전한 해결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소유주들에게 차량을 건물 외부나 구조물에서 떨어진 곳에 주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또한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충전율을 8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는 오는 2월 27일부터 임시 통지서가 발송될 예정이며, 최종 수리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추가 안내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기존 리콜(25V050 및 25V894)을 대체하는 것으로, 이전에 수리를 받았던 차량이라도 새로운 조치를 다시 받아야 한다.

상용차와 타 브랜드로 번지는 안전 경고등

안전 문제는 승용 전기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임러 밴(Daimler Vans) 역시 에어백 전개 불량 문제로 약 52,356대의 차량을 리콜한다. 대상 차량은 2020년 및 2022~2023년형 메르세데스-벤츠 메트리스(Metris) 우측 핸들 모델이다. 에어백 경고등이 점등된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로 인한 사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딜러들은 에어백 제어 장치에 덮개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무상 수리를 진행할 계획이며, 관련 통지서는 3월 20일경 발송된다.

한편, 재규어 랜드로버 또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리콜 대열에 합류했다. 2020~2021년형 재규어 I-PACE 약 2,278대가 대상이며, 고전압 배터리 과열 가능성이 제기됐다. 리콜 조치 이후에도 소수의 화재 사고가 보고됨에 따라, 재규어 측은 배터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는 임시 방편을 내놓았다.

NHTSA는 각 제조사의 리콜 대상 차량 식별 번호(VIN)를 데이터베이스에 공개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화려한 신차 출시 이면에 불거진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는 자동차 업계가 해결해야 할 안전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