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지형을 뒤흔들면서 기업과 교육 기관들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테크 거인인 IBM과 세계적인 평생 교육 기업 피어슨(Pearson)이 손을 잡고 AI 기반의 새로운 학습 도구 개발에 나선 가운데, 구글 또한 학계의 AI 교육 프로그램 확장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기술 교육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1조 달러의 손실을 막기 위한 IBM과 피어슨의 전략적 제휴
IBM과 피어슨은 최근 전 세계 기업과 공공기관, 교육 기관을 위한 개인화된 AI 학습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심각한 ‘스킬 미스매치(Skills Mismatch)’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피어슨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효율적인 경력 전환과 기술 불일치로 인해 미국 경제가 입는 손실만 매년 1조 1천억 달러(한화 약 1,5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AI가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시점에, 고용주와 학습자 모두에게 더 빠르고 실질적인 기술 습득 경로가 절실해진 것이다.
양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M의 ‘왓슨x 오케스트레이트(watsonx Orchestrate)’와 ‘왓슨x 거버넌스(watsonx Governance)’ 기술을 활용한 학습 도구를 전 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IBM은 피어슨이 인간 전문가의 통찰력과 AI 어시스턴트를 결합한 맞춤형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이는 피어슨의 내부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IBM은 고객사의 인력 재교육뿐만 아니라 자사 직원 27만 명의 역량 강화에도 피어슨의 솔루션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디지털 자격 증명 서비스인 ‘크레들리(Credly)’, 전략적 인력 계획 도구인 ‘패덤(Faethm)’, 그리고 IBM의 전문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피어슨 프로페셔널 어세스먼트’ 등이 포함된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리더들의 제언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선 생존 전략임을 강조했다. 오마르 아보쉬 피어슨 CEO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인간의 기술 습득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학습이 업무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생산성과 성과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역시 “기업을 경영하든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든, AI 시대에는 누구나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한다”며, 양사의 협력이 기업과 구성원들이 변화에 적응하고 성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양사는 AI 에이전트의 역량을 검증하는 도구 개발도 모색 중이다. 이는 조직이 AI를 신뢰하고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IBM의 책임감 있는 AI 구축 노하우와 피어슨의 깊이 있는 교육 및 자격 인증 전문성이 결합될 예정이다.
구글과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육 현장의 AI 격차 해소
기업 차원의 움직임과 더불어 학계에서도 AI 교육 확산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을 중심으로 기술 교육에 대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교육대학원(Penn GSE)은 구글의 자선 사업 부문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로부터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를 지원받아 ‘학교 시스템 내 선구적 AI(PASS)’ 프로그램을 확장하기로 했다.
PASS 프로그램은 교육자와 행정가들이 AI의 영향력과 응용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필라델피아 교육구와 함께 진행한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는 이 과정은, 이번 추가 자금 확보를 통해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델라웨어 등 5개 학군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마이클 골든 부학장은 “교육자들에게 올바른 도구와 윤리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AI가 학습을 향상하고 교실 내 평등을 증진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및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 투자
이 외에도 지역 내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투자가 포착되었다. 위스타 연구소(The Wistar Institute)는 윌리엄 펜 재단으로부터 60만 달러를 확보해 25년 역사를 자랑하는 ‘생체의학 기술자 교육(BTT)’ 견습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대학생과 성인들이 바이오제약 및 생명과학 실험실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경로로 자리 잡았다.
한편, 체스터 카운티 경제개발공사가 운영하는 기업가 지원 조직인 ‘아이디어 x 이노베이션 네트워크(i2n)’는 초기 단계 기술 기업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엔젤 투자 그룹을 출범시켰다. 이 그룹은 기업당 5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멘토링을 제공하며 지역 혁신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의 거대 파트너십부터 지역 학계의 프로그램 확장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교육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