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대출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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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대출 ‘경고등' 켜졌다
  • 조용국
  • 승인 2019.10.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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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집값 하락에 가계 부채 부실 위험성 늘어
지방과 수도권 주담대 담보인정비율 격차 커져
취약차주 연체비율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
“‘하우스푸어’ 급증 우려… 맞춤형 대책 필요”

[시사서울 조용국 기자] 울산과 창원 등 제조업 기반 도시들의 부동산 시장 침체와 경기 부진에 따른 가계 소득여건 악화가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기 지역별 맞춤형 정책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 6만2385가구 중 지방 물량은 5만2054가구로 83.43%에 달한다. 조선업 불황과 실물 경제 침체가 가장 심각한 경남이 1만4078가구로 가장 많았다.

강원(8097가구)과 경북(7202가구), 충남(6847가구) 부산(4644가구) 등의 지역에서 유독 높았다. 대구(1736가구), 전남(1476가구), 울산(1339가구), 전북(1318가구), 제주(1223가구), 대전(1018가구)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1000가구를 넘겼다.

집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16일까지 지방 아파트값(KB부동산 리브온)의 매매변동률을 보면 대전(2.6%)과 대구 (0.41%), 광주(0.2%)를 제외 한 모든 지역이 하락했다.

울산(-4.96%)의 내림세가 가장 컸다. 경북(-3.92%), 강원(-3.88%), 경남(-3.76%), 충북(-3.09%), 전북(-3.02%), 부산(-2.01%), 충남(-2.78%), 제주(-1.06%), 세종(-0.86%), 전남(-0.02%) 등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상황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방의 담보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주택 담보 가치 대비 대출의 비중을 의미하는 담보인정비율(LTV)을 보면 수도권은 규제 강화와 주택가격 상승에 소폭 감소(2012년 49.8%에서 올해 2분기 49.4%)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지방은 50.1%에서 56.2%로 상승했다.

지방 가계부채 차주는 수도권과 비교해 저소득·저신용자 비중(39.3%, 31.3%)과 비은행 비중이 절반 이상(54.1%)을 차지한다는 점도 문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100%를 초과한 대출 비중은 수도권이 2012년 말 33.2%에서 올해 2분기 27.3%로 대폭 축소됐다. 지방은 32.4%에서 32.6%로 증가했다. 취약차주의 DSR 상승폭도 수도권은 2.2%포인트에 그였으나 지방은 9%포인트로 높게 나타났다.

지방의 취약차주 연체비율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2016년엔 20.5%였으나 올해 2분기엔 27.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20.6%에서 19.1%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방 주택담보대출 연체 비중 역시 2017년 말 1.6%에서 올해 2분기 2.1%로 늘었다.

지방 주담대 부실은 경매주택 건수 증가로 이어졌다. 2만여 건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던 연간 경매주택 건수는 2017년을 기점으로 수도권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수도권 경매 건수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지방 경매 건수는 3만5000건으로 증가했다.

지방 가계부채 구조와 차주의 상환능력이 수도권보다 취약한 만큼 정부가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에서 투기 수요 억제와 집값 안정 정책으로 선회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앞으로 경기하강폭 더욱 깊어지면 가계부채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우려가 크다”면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사태 이후 집값 하락으로 약 30만명의 하우스푸어가 양산됐던 점을 정부가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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